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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리한 싸움
"전남 취재국장 문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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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기자 작성일2019-09-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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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이주 취재국장

  당파싸움은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는 그런 지리한 싸움이었다. 그 예로 현종과 숙종 때의 당쟁사례를 들 수 있다.

효종이 죽자 효종의 어머니 자의대비가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서 상복을 1년간 입어야 하느냐, 2년간을 입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조정에서 대두되었다.

 

 그래서 영의정 정대화 등 원로대신이 의논하여 자의대비가 1년간 상복을 입어야 한다고 잠정적으로 결정했다. 서인의 거두 송시열도 1년 상에 동의했다. 원래 효종은 차남이었다가 형이 죽는 바람에 세자가 되어 왕이 된 경우이므로 어머니 자의대비는 차남이 죽을 때 하는 식으로 1년간만 상복을 입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 서인들과 늘 대립하던 남인들이 들고 일어났다. 남인의 윤선도는 서인들이 1년상을 주장하는 것은 죽은 효종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효종의 형 소현세자의 아들을 정통으로 삼으려는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되면 1년상이냐, 2년상이냐 하는 문제는 단순한 장례의식의 문제가 아니라 정권의 향방이 걸린 정치사건이 된다.

 

 이 논쟁에서 1년 상을 주장한 서인들이 이겨 2년상을 주장했던 남인들은 실각 당하고 만다. 우리나라의 정치싸움의 한 특징은 상복 논쟁과 같은 사소한 문제를 정치적인 사건으로 확대시킨 다음에 사생결단하고 싸운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이든 당쟁도 있고 권력투쟁도 있지만 그런 싸움의 주제가 우리나라와는 다른 것이다.

 효종의 죽음 직후에 있었던 상복 논쟁이 있은 14년 후 효종의 왕비 장씨가 죽자 이번에도 논쟁이 시작되었다. 장씨의 시어머니인 자의대비가 장씨를 큰 며느리로 대우하여 1년간 상복을 입을 것인가, 9개월간 입을 것인가로 서인과 남인이 또 대립하게 되었다. 송시열이 영수로 있던 서인은 전처럼 효종의 왕비를 작은 며느리로 대우하여 자의대비가 9개월간 상복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남인들은 1년을 주장했다.

 이번에는 현종이 14년 전의 논리를 바꾸어 남인 편을 들어주었다. 송시열을 위시한 서인들은 숙청되고 남인 세상이 되었다. 상복논쟁은 예절에 관한 논쟁으로 끝나야 마땅한데 정치적 숙청으로 연결된다. 이런 주자학은 무슨 철학도 종교도 학설도 아닌 권력투쟁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도학정치, 즉 도덕정치를 내세운 주자학이 현실에서는 도덕이 아니라 피비린내 나는 당쟁을 유발한 것은 주자학의 논리나 학설들이 실천논리로서 존재한 것이 아니라 남을 함정에 빠뜨리고 제거하는 무기로 악용되었기 때문이다.

 어제의 집권자가 오늘은 역적으로 몰려 죽고, 어제의 역적이 오늘은 권좌에 오르게 되는 일의 일상적인 반복이 바로 조선조 당쟁이었다. 조선조의 당쟁이나 권력투쟁에 불을 당기고 이를 주도했던 사람들은 오늘의 언론과 비슷한 기능을 가졌던 사간원, 오늘의 검찰 법원 감사 기능과 비슷한 사헌부, 오늘의 대학사회와 비슷한 기능을 가졌던 홍문관이었다.

 국가의 주된 기능은 역시 국방, 외교, 행정, 경제인데 조선조에서는 이런 기능보다도 언론이나 감찰기능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정치가 남을 비판하고 잡아넣고 모함하고 선동하는 비생산적이고 부정적이며 소극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말았던 것이다.

 옛날의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사람들처럼 남의 약점을 캐고 들추고 따지고 가리는 데는 선수들이지만 나라를 건설하고 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상대방을 관용하는 자세는 부족한 사람들이다.

 현대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야간 대립에 있어 틈만 보이면 상대방에게 온갖 트집을 일삼는다. 지금의 정국이 조국사퇴에 이슈가 되자 검찰개혁으로 많은 시민의 촛불집회가 맞섰다.

정치의 주제는 미래나 현실이 되어야 하는데 과거가 된다. 이런 과거지향적인 정치판에서는 나라를 건설하고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는 발상이 도대체 나타날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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